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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초 vs 5초 바닥에 떨어진 음식

몇초 안에 주워 먹어야 괜찮을까?

이미지 출처 : 유튜버 씨쿠니 (https://www.youtube.com/@channelCKOONY)

 

 

바닥에 떨어진 음식을 5초 안에 주워 먹으면 큰 문제가 없다는 '5초 법칙(Five-second Rule)'에 대한 논쟁이 많습니다. 5초의 법칙이 과연 믿을 만한 것인지, 과학자들의 의견을 통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고등학생의 기발한 실험
5초 법칙에 대한 최초의 증명은 과학자가 아닌 한 고등학생에 의해 시도됐습니다. 2003년, 미국 시카고 농업과학고등학교의 3학년 학생 질리언 클라크는 매끄러운 타일과 거친 타일에 곰 젤리와 쿠키를 떨어뜨리는 실험을 통해 거친 타일보다 매끄러운 타일에서 더 많은 세균이 쿠키보다는 곰 젤리에 더 많은 세균이 5초 이내에 전이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해당 실험은 많은 관심을 받았고 2004년 이그노벨상을 수상했습니다.

 


과학적 연구의 등장
2007년, 사우스캐롤라이나 클렘슨대학교의 폴 도슨 교수팀은 건조한 식품(빵)과 습기 있는 식품(볼로냐소시지)으로 바닥의 세균이 얼마나 빨리 옮겨 붙는지 연구했습니다. 결과는 음식이 바닥에 오래 머물수록 전이되는 세균의 양도 많아지고 습기 있는 소시지가 건조한 빵보다 더 많은 세균을 끌어들인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도슨 교수팀은 타일과 카펫 바닥에서의 세균 전이 양상을 연구했습니다. 타일 표면에 음식을 떨어뜨리면 세균의 99%가 음식으로 옮겨갔지만, 카펫에서는 0.5% 이하만이 음식으로 전이되었습니다. 카펫이 세균을 흡수하는 특성 때문에 5초 법칙이 카펫에서는 어느 정도 유효함을 보여주었습니다.

시간보다 중요한 수분
2016년, 럿거스대학교의 도날드 샤프너 교수와 로빈 미란다는 음식을 박테리아가 많은 표면 위에 오래 둘수록 더 많은 박테리아가 붙지만, 시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음식의 수분 함량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수분이 많은 음식이 더 많은 박테리아를 끌어들이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카펫이 타일보다 음식에 더 적은 박테리아를 옮긴다는 점에서 5초 법칙이 틀렸음을 증명했습니다. 카펫은 실험에 사용된 박테리아 용액을 흡수하기 때문에 타일 등과 비교해 음식에 더 적은 박테리아를 옮겼습니다.

 


최근의 실험과 주장
최근, 영국의 의사 서메드 머저 박사는 틱톡을 통해 바닥에 떨어진 음식에 대한 실험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머저 박사는 살모넬라균과 캄필로박터균 같은 해로운 박테리아가 바닥에서 최장 4주간 생존하며, 바닥에 떨어지는 즉시 99%의 세균 군집이 음식으로 옮겨진다고 주장했습니다. 5초 법칙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지적했습니다.

반면, 영국 애스턴대학교의 앤서니 힐튼 박사 연구팀은 2014년 음식이 떨어진 시간을 기준으로 세균이 음식으로 옮겨가는 양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바닥의 세균이 음식으로 더욱 많이 이동하는 만큼, 떨어진 음식을 빨리 주울수록 세균에 덜 오염된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바닥에 떨어진 음식을 주워 먹는 실험에서 87%의 참가자가 주워 먹을 의사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중 55%는 여성이었으며, 81%는 5초 법칙을 따르고 있었습니다. 힐튼 박사는 "일주일에 한 번 바닥 청소를 한 가정에서는 떨어진 음식을 주워 먹어도 괜찮다"고 설명했습니다.

 

 


NASA 과학자들의 주장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과학자 마크 로버와 마이크 미첨은 2016년 과학 채널 '퀵 앤드 큐리어스'에 출연해 5초 법칙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두 과학자는 음식이 바닥에 떨어지면 아주 적은 양이라도 박테리아들이 바로 옮겨가는데 30초 이상 땅에 떨어진 음식에서 3초 만에 주운 음식보다 10배 많은 박테리아를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박테리아의 이동 속도는 매우 느리기 때문에 바닥에 떨어진 음식을 재빨리 집으면 박테리아에 덜 오염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바닥의 습도와 재질에 따라 5초 법칙은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5초 법칙은 어느 정도는 사실로 밝혀졌습니다. 습도와 재질 등 여러 요소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비교적 깨끗한 환경에서 5초 법칙은 해가 될 가능성이 낮지만, 되도록 떨어진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더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논란 덕분에 '5초 법칙'은 2014년 말 영국 옥스퍼드 사전에 신조어로 등록되었다.

바닥에 떨어진 음식을 주워 먹을지 말지는 결국 개인의 판단에 달렸습니다. 그러나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5초 이내에 주워 먹는다고 해서 반드시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환경과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떨어진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 더 현명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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