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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 남친과 이별했습니다.

category 유머&핫이슈 2019. 9. 15.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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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 남친과 이별했습니다.



3살 차이 40대 초반 남친, 30대 후반의 저..20대 중반에 만나 1년동안 연애하다 헤어지고 다시 만나다가 저희 부모님 반대로 헤어지고 각자 살다가 연락이 닿아서 이제 같이 살아보자 했었는데 결국은 이별했네요.

같이 살기로 하고 남친이 사는 지역에 남친 명의로 월세 집을 계약했는데 어제 식당에서 저녁먹다가 대화 도중 서로 빡쳐서 남친이 먼저 답이 없다 결론 내리길래 제가 짐 정리해서 바로 올라와버렸습니다.


싸운 이유는요.

20대중반에 처음 만난게 회사 사내커플이었어요. 남친이 일하고 있던 회사에 제가 입사하면서 사귀게 됐는데 그때부터도 남친은 전라도 지방 사람이고 저는 경기도 사람이라 계속 도시에서만 자라서 서로 생각이나 가치관이 많이 달랐어요.

남친은 예민하고 까다로운 성격에전형적인 꼰대 스타일이라서 본인이 생각하는 기준이나 틀에 맞지않으면 바로 지적하고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라고 본인 생각을 말해요.



그리고 도시 사람들은 지방 사람들과 달라서 상대방 기분좋으라고 간보는 멘트를 날린다 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감기걸렸다고 말하면 걱정해주는게 아니라 "잘했네" 라고 말하고 제가 나약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본인이 저를 걱정해주는 말들도 그런 멘트라네요...

그런 말을 들을때 참 씁쓸하고 마음이 텅빈것처럼 혼자 있을때보다 더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냥 저는 다정한 위로 한마디를 듣고 싶었는데 말이죠.


남친은 애정표현도 잘 안해요. 둘이 있을때 본인이 원하면 관계는 가지지만 밖에서 연인들끼리 손잡고 다니고 그런거 절대 안하구요.

사랑한다는 말도 안하니까 기대하지 말라네요.

데이트 비용은 본인이 다 부담해요.

남친 성격상 남자로써의 책임감이라고 생각하는거 같은데 만나서 밥먹는게 다이긴해요.

술을 반주로 먹는걸 좋아해서 밥먹고나면 항상 제가 대신 운전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내가 왜 이 남자를 만났을까 싶네요.

 

 

 

 

 

 

 



그리고 남친을 꼰대라고 생각하는 이유는요.

예를 들면 고깃집에서 고기 구워먹을때 저한테 고기집게를 주면서 구우라고 하는데 "고기를 불판에 한번에 많이 올리지 마라, 고기는 굽자마자 바로바로 먹어야 맛있다, 이미 너무 익거나 가장자리가 살짝 탄 것들은 맛없다, 밥먹을때에도 어떻게 하면 맛있게 먹을수 있는지 생각해야한다"라고 말하면서 저한테 "근데 생각하기 싫지?"라고 말하면서 저를 생각없는 사람을 만들어요.

그리고 그런 말할때 말투 자체가 한숨 쉬면서 짜증내는 말투에요.

본인이 본인 말투가 어떤지 모른다네요.


반면에 저는 낙천적이고 느긋한 성격이라서 "뭐 밥먹을때까지 생각하고 살아야하냐, 그냥 맛있고 기분좋게 먹으면 되지" 입니다.

그리고 남친이 맘에 안드는 부분이 있어도 대놓고 지적하지 않아요. 어차피 사람은 바뀌지않는데 서로 감정만 상할뿐이고 불만 말하다보면 한도 끝도 없고 같이 못산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20대중반에 처음 만났을때는 남친한테 싫은 소리 한마디도 못하고 혼자 꾹꾹 참고 이해하려고 했어요. 3살 차이인데도 저보다는 생각이 매우 성숙했다고 생각하고 제가 존댓말써주길 원하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나이들어서 그런지 저도 제 생각이 있다보니 예전처럼 듣고 참고 넘기기가 힘드네요. 남친 말을 듣다보면 제가 굉장히 철없고 부족하고 한심하며 인격적으로 존중받지 못하는 남친 아랫사람처럼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제가 자존감이 떨어지고 기분이 우울해져요.

 

 

 

 


어제는 저녁먹으면서 얘기를 하는데 아침부터 저한테 걸음걸이가 맘에 안든다며 몇가지를 지적질하고 그래서 기분이 안좋은 상태였어요. 남친은 본인이 본인 말투가 어떤지 모른다고 자기가 하는 말을 지적질이나 잔소리가 아니라 조언이라고 생각하라는데 그게 마음대로 되나요?

좋은 말투로 좋게 얘기해도 몇번 들으면 짜증나는데 한숨쉬며 짜증내는 말투로 생각없고 한심하다는듯이 말하는데 누가 좋게 들리겠나요?


남친은 옛날 20대 중반의 본인 말 잘듣고 참기만 하던 제 모습을 아직도 생각하는거 같고, 생각이나 행동이 그대로인데 세월이 흘러 만난 지금의 저는 곧 40대라 그런지 생각이나 행동이 많이 변해있네요.

참기만 하지않고 제가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일일히 말하고 바라는 점들을 얘기하니 남친은 그런 제 모습을 받아들이지 못하는거 같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서로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의 틀에 맞추려고만 하면 정말 힘들어지는거 같아요..

그래서 꼰대 남친의 인생에서 영원히 퇴장해주려고 합니다. 평생 혼자서 본인의 생각대로 살아가라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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