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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의 빚...

category 유머&핫이슈 2020. 4. 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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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의 빚...

 

 

저는 32, 남자친구는 33입니다. 지금은 만난지 2년 반 되어가가네요.

남자친구랑 사귀기 직전에 서로에 대해 솔직히 털어놓은적이 있습니다. 저는 어릴때 암으로 장기 일부가 절제 되었고 이 나이즈음 만나는 사람에게 솔직히 말해야 한다고 생각해서요. (지금은 완치되었고 해당 장기의 기능상의 문제는 없습니다.)

그랬더니 남자친구는 본인 집이 사실 사업이 망해 어렵고, 부모님 두분 다 신용불량자셨다가 어머니는 최근 신용 회복을 하셨다고 말해줬습니다. 즉 아버지는 아직 신용불량자세요.

남자친구는 본가(지방)에서 나와 자취를 하고 있었고, 혹시 아들로서 뭔가 해야하는지 물어봤을 때 아버지께서 계속 근로를 하셔서 갚아나가고 있고, 그럴일은 없다고 했었습니다.

그럼 일단 이 사람을 보고 사귀어보자 해서 사귀게 된거구요.

그러다 만난지 1년 반 넘은 시점 즈음... 남자친구가 계속 결혼하고 싶다고 하는데 딱히 가시적인 뭔가가 진행되는건 없어서 이런저런걸 물어보다... 남자친구의 빚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평소 검소한 모습을 보며 좋다고 생각했는데 다달이 빠져나가는 원리금 상환으로 검소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더라구요.

신용대출+카드론+학자금으로 약 3천이 넘는 금액이였습니다.

대학 때 사업을 위해 대출 받은 것을 사업으로도 쓰고, 불법 스포츠 도박도 하고, 나중에 사업도 망하고 해서 생긴 대출로 알고 있어요.

절망할 금액은 아니였지만, 전세대출 빼고 대출을 생각해본적도 없는 저는 굉장히 당황스러웠어요.

게다가 계속 결혼하고싶다고, 당장은 돈이 적어서 힘들지만 2년 후 즈음엔 결혼할 수 있다고 이야기 했었으니까요.

남자친구는 여유가 없어 은행에서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원리금만 갚고 있었고 그대로라면 빚이 0원이 되는 시점이 3~4년 후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주도적으로 빚에 대한 현황을 엑셀로 한눈에 정리하고 추가 상환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추가 상환하면 언제 털어낼 수 있는지 기본 폼을 짜줬습니다.

그리고 저랑 진짜 미래를 생각한다면 그걸 채워오라고 했어요. 제가 조심스럽게 투잡도 물어봐서 나중에 타다 투잡도 했었습니다.

처음부터 만족스럽게 채워오진 않았지만 서로 피드백을 해주며 완성했고 투잡 덕분에 예상 기간이 훨씬 줄어들거라 예상했어요.

그리고 최근, 아시는 것 처럼 타다 투잡이 어렵게 되었죠. 하지만 남자친구가 중소기업 전세자금대출을 100% 받아 이사를 하게 되었고 원래 있던 집의 보증금(1000으로 알고 있었음)을 빚 상환에 쓰면 되겠거니 했어요. 그렇게 이야기 했구요.

그러고 나중에 갚았는지 물어보니 갚았다고 해서 그런줄 알고 있었는데.. 다시 확인해보니 일부만 갚았더라구요. 그래서 언쟁이 오가며.. 물어보았습니다.. 본인이 까먹고 월세 안낸게 있어서 까인게 약 300, 그리고 카드 리볼빙 금액이 쌓인지 몰랐던게? 아니면 리볼빙 이자가 그렇게 높은지 몰랐는데 이제 알게되어 바로 갚아버린게 300 좀 넘게..

그래서 결과적으로 300정도만 추가 상환 되었던거죠. 이게 2주 전 즈음의 일이네요.. 이젠 화도 안나고 눈물밖에 안나오고..

 저는 굉장히 검소한 사람은 아니지만, 소비 역시 많은 사람이지만 한번도 제가 감당하지 못할 소비를 해본적이 없습니다.. 신용카드는 쓰고 있지만 나쁜 습관 들일까봐 100만원 넘는 금액도 할부이용을 거의 안하구요.

쓸 땐 쓰고, 긴축할 땐 굉장히 긴축하는 편이라 돈도 스스로의 기준점 만큼은 모으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이 사람의 금융 패턴이 이해가 전혀 안되더라구요..

절친이 한때 돈도 제대로 안모으고 비상금 대출 쓰고 그랬던 적이 있어서.. 그 친구에게 털어놓으니

본인도 정신 못차렸을 때가 있으니 지켜보는게 어떻냐고(못헤어질거면) 하는데

과연 이사람이 바뀔까 싶습니다..

아니, 솔직한 마음으론 바뀌길 바라며 아직 사귀고 있지만 혹시나 하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남자친구에게 전에 세웠던 계획과 많이 틀어지게 가고 있으니 다시 계획을 세워보라고 하고, 남자친구가 계획 세운걸 저한테 말해주면서 울더라구요. 미안하다고.. 현재 대출 잔액 2200정도.. 

남자친구가 세운 금전 계획표 상으로는 재산이 0이되는건 내년 6월이네요.

그때면 저는 33, 남자친구는 34..

저번주에 볼일이 있어 어디 들렸다가 그 근처 트레이더스를 방문했는데 가족 단위어야 소비할 수 있는 상품들, 그리고 그것을 소비하러 온 신혼부부들, 가족들... 보면서 계속 울컥울컥 하더라구요.

저는 지금 당장 결혼하고싶다- 가 아니였기 때문에 그런것들에 별 생각이 없었는데 이사람이랑은 가까운 미래에 하고 싶을때도 안될수가 있겟구나 하는 생각 때문에요.

이사람이 결혼한다고 집에서 도움은 당연히 못받겠죠.

그건 저도 마찬가지예요. 

저는 직장 다니면서 모든 경제적인 독립을 한 상태고 부모님께서도 미안하지만 도와줄 수 없다 하셔거든요.

물론 저의 작은 자본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사업 실패로 인한 빚도 아니고.. 신용대출 하나도 아니고..나중에 보니 카드론도 있었어.. 리볼빙도 있었어.. 월세 안낸 것도 있었어..신뢰가 많이 하락했어요..

본인은 다시는 절대 안그러겠다고 하는데.. 그리고 지금은 본인 금융 상황 자체를 다 오픈한 상태인데(은행 비밀번호도 알려줌)

어디서 희망을 봐야할지.. 마음아프네요.

이 글을 쓰면서도 수많은 생각이 들지만.. 결국 끊어내지 못하는제 잘못, 끊어내지 못할거면서 흔들리는 제 잘못 같지만.. 이렇게라도 써야 답답한 마음이 조금 가실 것 같아 적어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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