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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생활에서 오는 우울증

category 유머&핫이슈 2022. 10. 12.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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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생활에서 오는 우울증

 

2년 전까지만 해도 자존감과 자신감이 높아 걱정 없는 삶을 살았었습니다. 성격도 밝고 말재주도 좋아서 학교 축제 사회자는 물론, 지인들의 결혼식 사회까지 맡을 정도로 굉장히 외향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제 자랑은 아니지만, 꾸준한 운동과 외모에도 어느 정도 자신 있고 옷도 잘 입는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을 만큼 자기관리도 하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대학 졸업 후 국내 최고의 기업에 입사해 일하고 있는 데다가 워라벨도 좋고 고연봉에 부족함 없는 삶을 살고 있어 흔히 말하는 모든걸 다 갖춘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부산에서 태어나 20년 넘게 한곳에 머물러 있던 제가 취업 후 타지로 오면서부터 정신적으로 너무 힘이 듭니다. 연고지가 부산이다 보니 부산만 벗어나면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현재 회사는 충청도 시골 부근이어서 인맥을 만들거나 사람을 만나기도 쉽지 않습니다.

 


동기들은 많지만, 대부분 주말에 고향인 서울과 경기도로 올라가고 셔틀버스도 없어 매번 시간 맞춰 버스나 KTX 예약 후 부산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너무 힘들어 기숙사에서 TV 보고 인터넷만 하고 있습니다.

고향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내려가고 현재 학자금 대출이 2천만원 정도 남아 있어 교통비와 시간을 생각하면 아껴 써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한 달에 한번을 제외한 나머지는 항상 기숙사에만 있습니다.

기숙사에 있는 것 자체가 너무 외로운데 타지에 아는 사람도 없어 정말 힘이 듭니다. 근처 시내에 나가도 할게 없고 시골이어서 교통편도 매우 열악하니 나가기조차 어렵습니다.

 


영화를 봐도 외롭고 맛있는걸 먹어도 외롭고 쇼핑해도 외롭고 사는 것 자체가 허무하고 우울합니다. 주말보다 평일이 더 기다려질 만큼 남들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어 더욱 슬픕니다.

게임을 하면 나아질까 했지만, 평소 게임을 잘 하지 않고 재미도 못 느끼는 상황인데다가 주변 환경이 바뀌니 적응도 어렵습니다.

도전적인 삶에서 시작조차 못 하는 삶으로 바뀌고 이제는 무엇을 하던 소극적인 사람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매일 우울함에 힘들고 일하다가 실수라도 하면 눈물이 날 것 같습니다.

다시 예전과 같은 삶을 살고 싶은데 쉽지 않습니다. 무엇을 해야 타지 생활에서 오는 우울증을 없앨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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