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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현실이란 말이 실감나네요

category 유머&핫이슈 2020. 5. 25.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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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현실이란 말이 실감나네요 

 


저는 삼십중반 남친은 삼십 초반

소개팅으로 만난지 10개월차에요. 제 성격은 좀 급하고 방방거리는 편인데 남친은 연하지만 어른스럽고 차분하고 무게감있고 듬직하고 저를 차분하게 만들어주는 사람이에요.

같이 있으면 즐겁고 대화가 잘되고 다투더라도 항상 대화로 잘 풀어갈려고 하는 사람이에요. 자상하고 배려심있고 세심한 사람이구요.

나이가 있어서 처음 사귈때도 경제적인 부분들을 물어 보았어요..학자금 대출이 좀 있고 집안이 넉넉하진 않은 집안이지만 화목하고 행복한 집안이었고 형/누나도 모두 장가, 시집가서 잘 살고요.

남자친구도 공무원이라 당장은 좀 힘들수 있어도 내가 버는 돈 해서 같이 벌어서 먹고 살기엔 괜찮을꺼라 생각했죠...

좀 부족한건 내가 더 보태면 되고 시작이 힘들더라도 한살이라도 젊을때 허리띠 바짝 조아서 열심히 살아보자 생각 했습니다.

그리고 서로의 부모님을 한번씩 뵈었고요. 결혼 얘기도 슬슬 나왔습니다. 결혼은 제가 좀더 서두른것도 있긴 한것 같아요.

남친은 2년정도 후에 하고 싶다고 연애초반에 이야기 한적도 있었고 제가 결혼 얘기 꺼내고 물어보면 얼른 결혼해서 빨리 같이 살고 싶다고는 말했지만 실질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부분들의 진행은 거의 잘 진행이 안되었거든요.

제가 다그치니 그제서야 이것저것 알아봤구요..

그러다가 신혼집 대출에 관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나오게 되면서 남친의 경제상황을 좀더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신혼집 대출을 해야하는데 주택담보대출 뿐 아니라 신용 대출도 해야 한다는것 .이건 예상 하긴 했어요..남친이 모아놓은 돈이 얼마 없었으니까요..집에서 천만원을 주신다고 하셨지만 그것도 모자라나 보다 생각했어요.

그래서 혼자 생각으로 학자금 대출은 제가 모은돈으로 얼른 갚아 버리자 생각 했어요.

근데 남친이 신용대출을 저도 내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본인이 이미 대출금이 있어서 신용대출이 우리가 생각한 금액대로 못나온다고요...그래서 자세히 물었더니 알고보니까 남친이 학자금 대출뿐만 아니라 집안의 대출금을 갚아주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마이갓 이었죠......

 

 

 


남친 부모님이 집때문에 어려움이 있었다는건 들었지만 지금은 해결되고 잘 살고 계시는줄 알았더니.. 앞전 살던집에 문제가 생겨서 그걸 갚아주고 있데요...(형, 누나 전부 나눠서 갚는데요..)

근데 제가 화가 나는건 신혼집 대출에 관해서 같이 이야기 하고 계산해 보는동안 저한테는 너의 신용대출이 필요할것같다고 해놓고본인 집안의 대출금이 대한 얘기가 한마디도 없었다는것....물론 말하기 쉽지 않았을꺼라는거 이해는 합니다 그치만 어쨌든 이야기는 했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그리고 부모님이 보태주신다는 천만원도 있는 살림 다 끌어서 주시는거더라고요...마음은 감사한데 제가 이얘길 듣고 그 돈을 받을수 있겠습니까??

진짜 눈앞이 깜깜했습니다.

당장 대출 내서 신혼집 하고 돈벌어서 갚아 나가더라도 나중이 걱정 되더라구요.....남친 부모님이 상황이 힘드실때 우리가 그걸 감당하며 빚갚으며 살수 있을까?

그리고 그런 상태에서 아기가 태어 난다면 애를 낳을고 키울수 있을까??? 돈이 없는데?? 생각하니까 마음이 갑갑해 지더군요....

남친의 상황이 남친만의 잘못은 아니란거 알아요. 그리고 자식 입장에서 부모님이 힘든 상황이니 도와드리는 마음도 당연히 이해 되구요.

차라리 제가 돈이 엄청 많았더라면..우리집이 엄청 잘 사는 집이었다면 싶지만 저희집도 그정도를 다 감당할 만큼의 집은 아닙니다.

물론 저희 부모님은 빚이 없긴 하지만 제 밑에도 동생이 둘이나 더 있고요.

부모님께 큰 도움요청하기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솔직히 서로 부모님 생각 안하고 둘만 생각한다면 어떻게든 아둥바둥 거리면서 살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남친 부모님까지 감당해야 할꺼 생각하니 마음이 많이 무겁습니다...제가 이기적이고 못된거일수도 있는데요...전 이 결혼에 미래가 그려지지 않아요...

그리고 가난을 제 아이에게 물려 줄꺼 생각하니 생각만 해도 마음이 아픕니다...남친의 행동에서도 신뢰가 좀 깨진것 같고요. 나를 기만 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오늘 남자친구에게 이야기 했어요. 저의 이런 마음들 제가 감당하지 못할것 같다고요.

제가 그릇이 이것밖에 안되는 사람이라 미안하다고요.

이번 일을 겪으면서 느낀건 진짜 결혼은 현실이구나 라는 것과 나도 돈 앞에선 어쩔수 없는 나약한 인간이구나 라는것....그것을 감당해 낼만한 그릇의 인간이 못된다는것....남친에게는 너무 미안하기만 합니다만 결혼이라는 현실에 좀더 냉정해 지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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